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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동물원에는 동물을 보러 가는건데 동물들보다 사람이 더 많이 보인다면? 윤중로에 벚꽃을 보러 갔는데 꽃잎수 보다 길에서 파는 번데기 머릿수가 더 많다면? 동물원에 갔다. 기억에 남는 동물은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 기린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기린 사진만 주구장창 찍었다. 인형같이 귀여운 레서팬더 하고 수달은 필름도 없고, 똑딱이 디카에 배터리도 없고해서.....ㅠ.ㅠ 동물하고 애기 사진 잘 찍는 사람들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맘에 드는 컷을 뽑아내기 위해 얼마나 기다리고 관찰을 했을까... 친한 형님이 베이비 포토 사진관을 구상하시면서 찍사로 날 지목하신적이 있다.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정중하게 사양...;;
남산 Fuji S6500FD
대공원 화장실최애 기린
날보고 발길을 멈춘게 너희가 처음은 아니란다. 졸리다. 가던길 가렴. 목줄이 팽팽해질 정도로 바깥을 향해있었지만 정작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하던 녀석.
내가 기억하는 2009년 봄의 마지막 단편 미간을 스쳐간 서늘한 바람이 눈물샘을 자극하는것 같았다. 요즘 잠을 자기는 하는데 밤새 꾸는 스펙타클한 꿈 때문에 자고 일어나도 심신이 피로한것 같다. 커피를 끊어볼까...
길을 걷다 잠시 멈춰서서 셔터를 누른다. 딱히 논리도, 철학도없이 그저 기계적으로 몸을 낮춰 찍는 이런 사진... 왜 찍었냐고 물어보면 피사체로부터 별 저항감 없이 고스란히 셔터를 누를 수 있었기에 찍었노라고 짧지만 매우 소심하게 이유를 말해본다. 뭔가 숨겨진 의도가 있는게 아니라 정말로 그래서 셔터를 눌렀다. 저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나는 전혀 알 수 없으며 솔직히 관심도 없다. 그냥 출사랍시고 나왔으니 한롤은 찍어야 하지 않겠냐는 강박증에 의한 셔터였나보다. 준성아.. 요즘 필름값이 금값이다. 자중하자...;; Nikon F4s / Fuji Superia 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