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풍경

2010. 10. 25. 16:46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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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
신나게 자고 있는데 아버지가 들이 닥치셨다.
주말 오락 프로를 보시고는 다짜고짜 길 안내를 하라는 것이다.

아... 몇번 가봤다고 어설프게 아는 척 한게 화근이었다.

부암동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올라갔는데 방송의 힘이 대단하더라.
쾌청한 날씨에 한적한 산행을 기대하고 온 인파들... 하지만 현실은 평균 30%이상의 경사와
끝없이 이어진 계단뿐인걸. 도중에 포기하는 사람들 많더라.
개방되기 전 수방사 애들이 얼마나 십팔십팔 하면서 오르내렸을까...ㅋ
나 역시 올라가면서 강호동을 격하게 저주했다.



산,
군생활도 산 꼭대기에서 했기에 산이라면 익숙해질만도 하지만
어짜피 내려올거 왜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이런말을 하면 내가 아직 그 참맛을 몰라서 그런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참맛을 느끼고 싶으면 음식점을 찾아갈 것이지 산은 개뿔...
주말 지하철역에 있는 노약자,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보면 등산복 입은 아줌마 아저씨들 천지다.
운동하겠답시고 산에 올라가는 사람들이 계단 오르는건 귀찮다는 건가?



뉴스를 보니 지리산 둘레길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티비를 본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자연 경관이 훼손됨은 물론 심지어 주변 밭작물을 훔치거나
망쳐 놓는 사람도 있다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등산 혹은 산행을 무척이나 건전, 건강한 행위로 인식한다.
하지만 인간의 손길에 망가져 가는 산과 들, 바다 기타 동식물들을 생각하면 그보다 파괴적이고 이기적인 짓이 또 있을까?
멀쩡한 나무를 잘라내고, 시멘트로 난간을 고정시키고, 동물들의 서식지를 분단시키는...


바다는 어부가 망치고, 산은 등산인이 망치고, 동물들이 죽어서도 가기 싫은 지옥은 동물원일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산과 바다 그리고 동물들을 의인화 해서 지 멋대로 해석하고 의미부여 하는걸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동물 어쩌구' 하는 프로에서 성우가 동화 구연하듯 지껄이는걸 볼 때 마다 구역질이 나.